개발 블로그에 써야 되나 생각했다가 역시 사회문제에 가까우니까 여기에…
요약하자면, 대단하신 우리 정부가 글로벌 기업 구글에(정확하게는 유튜브에) 실명제를 적용할 것을 강요했는데 구글에서 거절했다는 것.
거절한 이유는 그들의 경영 방침에 예외를 두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구글은 구글의 모든 서비스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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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익명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 대안으로 실명제가 나온 것이니까…
하지만, 실명제를 시행 중인 N모사, D모사 포털 뉴스의 댓글을 보았는가? 실명제 시행하니까 뭔가 바뀌던가?
지금도 블로고스피어에는 서로 신상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비판과 비난이 오간다.
바뀌는 건 없다. 네티즌의 ‘인격’ 자체가 바뀌지 않고서는…
결국 실명제는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기득권층의 ‘감시’, ‘검열’ 이라는 무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명제를 도입한 분께서 전자를 목적으로 했는지 후자가 목적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물론, 짐작은 간다) 지금의 실명제는 그냥 족쇄이고 악법이다.
우리 나라 IT 업체들은 일찍이 실명제에 무릎을 꿇었다. 정부의 힘이 대체 얼마나 강력한지는 몰라도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받아들였지 싶다. 하긴 세무조사와 압수수색 카드만 꺼내 들면 기업이 크던 작던 엄청난 타격을 입으니…
글로벌 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사업에 제한을 많이 받을 것이니 어쩔 수 없이 수긍하겠지 싶었는데, 구글은 역시 범상치 않은 기업이다. 실명제가 문제가 되니까 그냥 실명제 적용이 필요한 부분을 쳐내버리는 결단으로 자신들의 경영 방침에는 예외가 없음을 보였다.
이번 일은 구글이라는 기업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구글이 몸집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MS와 같은 행보를 걷는 것 같아 마냥 좋은 기업은 아니구나 싶었는데, 그들의 방침을 고수하는 용기와 우직함은 기업이던지 개인이던지 본받을 만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